가게 문을 닫는 일은 여는 일보다 복잡하다. 여는 것은 사업자등록 하나로 시작되지만, 닫는 것은 세무서·4대보험·인허가·임대인·카드사가 각각 따로 걸려 있다. 순서를 놓치면 폐업한 뒤에도 세금과 보험료가 계속 나온다. 이 글은 폐업 절차를 순서대로 정리한 것이다.
먼저 결론부터 적는다. 폐업의 뼈대는 넷이다. ① 홈택스나 세무서에 폐업신고, ② 폐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25일까지 부가가치세 확정신고, ③ 4대보험 상실·소멸 신고, ④ 업종별 인허가 폐업신고. 여기에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가 남는다. 폐업신고만 하고 나머지를 빼먹는 경우가 가장 많다.
폐업 전에 먼저 정리할 것
신고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순서를 바꾸면 돈으로 손해를 본다.
임대차 계약을 어떻게 끝낼지 정한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면 중도 해지가 되는지, 위약금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남은 기간이 길다면 새 임차인을 구해 권리금을 받고 넘기는 쪽이 대체로 유리하다. 그냥 나가면 원상복구비만 나간다.
임대인에게 통보하는 시점도 중요하다. 계약서에 정해진 통지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보증금 반환이 늦어진다.
재고와 시설을 처분한다
주방기기, 집기, 인테리어는 폐업 뒤에 팔면 값이 떨어진다. 문을 닫기 전에 중고 거래를 시작하는 편이 낫다. 다만 사업용 자산을 처분하면 부가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 금액이 크면 세무 상담을 먼저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직원에게 미리 알린다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예고를 못 하면 30일분 통상임금을 해고예고수당으로 줘야 한다. 폐업도 예외가 아니다. 또한 1년 이상 일한 직원에게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폐업신고는 어떻게 하나
| 구분 | 내용 |
|---|---|
| 어디에 | 홈택스 온라인 또는 관할 세무서 |
| 무엇을 | 폐업신고서, 사업자등록증 원본 |
| 언제까지 | 폐업일로부터 지체 없이 |
| 수수료 | 없음 |
홈택스에서 하면 사업자등록증 반납 절차 없이 처리된다. 폐업일을 언제로 적느냐가 중요하다. 실제로 영업을 그만둔 날로 적어야 한다. 이 날짜를 기준으로 부가세 신고 기한과 4대보험 정산이 정해진다.
인허가가 필요한 업종은 한 번 더 해야 한다
음식점, 미용실, 학원처럼 인허가를 받은 업종은 세무서 폐업신고와 별도로 인허가 관청에도 폐업신고를 해야 한다.
| 업종 | 인허가 폐업신고처 |
|---|---|
|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 시·군·구 위생과 |
| 미용업, 이용업 | 시·군·구 위생과 |
| 학원, 교습소 | 교육지원청 |
| 편의점 등 담배소매업 | 시·군·구 담당부서 |
이걸 빼먹으면 영업신고가 살아 있는 상태가 되어, 나중에 같은 자리에 다른 사람이 개업할 때 문제가 생긴다. 면허세가 계속 부과되는 경우도 있다.
폐업하면 어떤 세금을 내야 하나
부가가치세 — 다음 달 25일까지
폐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25일까지 확정신고를 해야 한다. 정기 신고 기한과 다르다는 점을 놓치기 쉽다.
예를 들어 3월 20일에 폐업했다면 4월 25일까지다. 정기 1기 확정신고 기한인 7월 25일이 아니다.
이때 남은 재고와 시설에 대한 부가세가 붙는다. 사업을 위해 매입세액을 공제받았던 자산이 남아 있으면, 폐업 시점에 그것을 자기가 가져간 것으로 보아 세금을 계산한다. 재고를 미리 처분하는 편이 나은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종합소득세 — 다음 해 5월
폐업했더라도 그 해에 발생한 소득은 신고해야 한다. 폐업한 해의 다음 해 5월에 신고한다. 폐업했으니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해 넘기는 경우가 많고, 이때 가산세가 붙는다.
지방소득세
종합소득세를 신고하면 지방소득세도 함께 신고·납부한다.
4대보험은 어떻게 처리하나
| 대상 | 해야 할 일 | 기한 |
|---|---|---|
| 직원 | 자격상실 신고 | 사유 발생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15일까지 |
| 사업장 | 사업장 탈퇴(소멸) 신고 | 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 |
| 사업주 본인 | 지역가입자로 전환 | 자동 전환되나 확인 필요 |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에서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사업장 소멸 신고를 빼먹으면 직원이 없는데도 보험료가 계속 부과된다. 폐업 후 몇 달 뒤에 고지서를 받고 알게 되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또 하나. 사업주 본인의 건강보험은 직장가입자에서 지역가입자로 바뀐다. 이때 재산과 소득 기준으로 보험료가 다시 산정되므로 금액이 오히려 오르는 경우가 있다. 미리 예상해두는 것이 좋다.
이 밖에 정리해야 할 것
- 카드 단말기와 밴사 계약 해지 — 해지하지 않으면 월 이용료가 계속 나간다
- 배달앱·포스·예약 서비스 해지 — 정액 구독은 자동 결제가 이어진다
- 전기·가스·수도 명의 변경 또는 해지 — 임대인·후임 임차인과 정산한다
- 인터넷·전화 회선 해지 — 약정 기간이 남으면 위약금이 있다
- 사업용 계좌와 카드 정리
- 간판과 시설물 철거 — 원상복구 범위를 임대인과 문서로 확인한다
이 목록은 사소해 보이지만, 문 닫은 가게 이름으로 매달 빠져나가는 돈의 대부분이 여기서 나온다.
폐업할 때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있나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재기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성격으로 보면 세 갈래다.
| 갈래 | 내용 |
|---|---|
| 사업정리 컨설팅 | 폐업 절차, 세무, 임대차 정리를 전문가가 돕는다 |
| 점포 철거·원상복구비 | 철거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
| 재취업·재창업 지원 | 교육과 취업 연계, 재창업 자금 연결 |
중요한 것은 대체로 폐업신고 전후의 정해진 기간 안에 신청해야 한다는 점이다. 다 정리하고 한참 지난 뒤에 알아보면 대상에서 빠진다. 문을 닫기로 마음먹은 시점에 먼저 확인해야 한다.
지원 항목과 금액, 신청 기간은 해마다 공고로 바뀐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소상공인 지원 포털의 그 해 공고를 확인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폐업일은 마음대로 정해도 되나요?
실제로 영업을 그만둔 날로 적어야 한다. 임의로 앞뒤로 옮기면 부가세 신고 기한과 과세 기간이 어긋나 문제가 된다.
세금을 못 낼 상황인데 폐업부터 해도 되나요?
폐업신고와 세금 납부는 별개다. 폐업신고는 먼저 하는 것이 낫다. 신고를 미루면 부가세와 4대보험이 계속 쌓인다. 납부가 어려우면 세무서에 징수유예나 분할납부를 신청하는 길이 있다.
폐업하면 사업자등록번호는 없어지나요?
폐업 처리되어 더는 쓸 수 없다. 다시 창업하면 새 번호가 나온다. 다만 과거 이력은 남는다.
권리금을 못 받고 나가면 방법이 없나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보호하는 규정이 있다. 임대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신규 임차인과의 계약을 방해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요건과 기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나가기 전에 확인해야 한다.
폐업 후에 다시 창업하면 불이익이 있나요?
폐업 이력 자체로 불이익이 있지는 않다. 다만 기존 정책자금을 상환하지 않은 채 폐업했다면 제한을 받는다. 재창업을 지원하는 별도 자금이 있으므로 그쪽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정리
- 순서는 임대차·재고·직원 정리 → 폐업신고 → 부가세 신고 → 4대보험 → 인허가
- 부가세 확정신고는 폐업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25일까지다
- 종합소득세는 다음 해 5월에 따로 신고한다
- 사업장 4대보험 소멸 신고를 빼먹으면 보험료가 계속 나온다
- 인허가 업종은 세무서와 관청 두 곳에 신고해야 한다
- 단말기·구독·회선 해지를 안 하면 닫은 가게 이름으로 돈이 계속 빠진다
- 재기 지원 사업은 기간 안에 신청해야 하므로 문 닫기로 정한 시점에 알아본다
폐업은 실패의 기록이 아니라 정리의 절차다. 제대로 닫아야 다음이 가능하다. 어설프게 닫으면 세금과 보험료가 몇 년을 따라다니고, 그것이 다시 시작할 때 발목을 잡는다.
다시 가게를 열 계획이라면, 무엇 때문에 이번 가게가 어려웠는지를 숫자로 남겨두는 편이 좋다. 소상공인 3대요소란 무엇인가에 점검할 기준을 정리해두었다.
※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으로 작성했다. 신고 기한과 지원 사업의 내용은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처리 시에는 홈택스, 4대사회보험 정보연계센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공고에서 확인해야 한다.
'창업·계약·폐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권리금 회수 방법과 보호 기간 — 임대인이 방해하면 (0) | 2026.08.28 |
|---|---|
| 상가 계약갱신요구권 10년 — 조건·기간·거절 사유 정리 (0) | 2026.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