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폐업

상가 계약갱신요구권 10년 — 조건·기간·거절 사유 정리

김신아 단장 2026. 8. 28. 13:13

가게가 자리를 잡을 만하면 계약 만기가 온다. 임대인이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되는지, 월세를 크게 올리겠다고 하면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이때 문제가 된다. 이 글은 상가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정리한 것이다.

먼저 결론부터 적는다. 상가 임차인은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해 10년까지 계약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요구는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해야 하고, 이 기간을 놓치면 권리가 사라진다. 임대인은 법에 정해진 사유가 없으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차임을 3기분 연체한 적이 있으면 이 권리 자체가 없어진다.

계약갱신요구권이란 무엇인가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에게 준 권리다.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할 수 없다.

구분 내용
보장 기간 최초 임대차 기간을 포함해 10년까지
행사 시기 계약 종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행사 방법 임대인에게 갱신 의사를 전달. 증거가 남는 방법으로
갱신 조건 이전과 같은 조건. 다만 차임·보증금은 조정 가능

여기서 10년은 '무조건 10년을 보장한다'가 아니라 '10년이 될 때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계약을 2년 단위로 했다면 2년마다 갱신을 요구해서 10년을 채우는 구조다.

2018년 이전 계약은 어떻게 되나

10년으로 늘어난 것은 법이 개정되면서다. 개정 전에 시작해 개정 시점에 이미 갱신요구권이 소멸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내 계약이 어느 쪽인지는 최초 계약일과 그동안의 갱신 이력으로 따져야 한다. 다툼이 될 수 있는 부분이므로 계약서 원본을 챙겨 상담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언제까지 요구해야 하나

이 시기가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다. 종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 사이에 해야 한다.

  • 너무 일찍 해도 안 된다 — 6개월보다 앞서 한 통보는 효력을 다툴 수 있다
  • 1개월을 넘기면 늦다 — 만기 20일 전에 말하면 권리 행사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

말로만 하면 나중에 "들은 적 없다"는 다툼이 생긴다. 내용증명 우편으로 보내두는 것이 확실하다. 문자나 카카오톡도 증거가 되지만, 상대가 읽었는지가 다툼이 될 수 있다.

묵시적 갱신과는 다르다

임대인이 만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이전과 같은 조건으로 갱신된 것으로 본다. 이것이 묵시적 갱신이다.

묵시적 갱신은 편하지만 기간이 1년으로 정해지고, 임차인은 언제든 해지를 통고할 수 있는 대신 임대인과의 관계에서 불확실해진다. 자리를 오래 지킬 생각이라면 묵시적 갱신에 기대지 말고 명시적으로 갱신을 요구해두는 편이 낫다.

임대인이 거절할 수 있는 경우

법이 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거절할 수 있다. 주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사유 설명
차임 3기분 연체 연속이 아니어도 된다. 누적으로 3개월분에 이른 사실이 있으면 해당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 계약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
임대인 동의 없는 전대 몰래 다른 사람에게 넘긴 경우
임차인의 고의·중과실로 건물 파손  
건물 전부 또는 대부분의 멸실 더 이상 임대차 목적 달성이 불가능
철거·재건축 계약 당시 계획을 구체적으로 고지했거나, 안전사고 우려, 법령에 따른 경우
상호 합의하에 보상을 제공 임대인이 상당한 보상을 하고 합의한 경우

이 중 실무에서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첫 번째, 차임 연체다.

3기 연체가 왜 그렇게 위험한가

연속으로 석 달을 밀린 경우만 해당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 않다. 누적해서 3개월분에 이른 사실이 있으면 된다.

예를 들어 작년에 한 달, 올해 봄에 한 달, 여름에 한 달을 밀렸다가 나중에 다 갚았더라도 연체 사실 자체가 남는다. 이 상태에서는 갱신요구권도, 뒤에 볼 권리금 회수 보호도 받지 못한다.

자금이 급하면 다른 곳에서 융통해서라도 차임은 맞추는 편이 낫다. 몇 달 미룬 대가가 가게 전체가 될 수 있다. 급한 자금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신청 방법에 정리해두었다.

월세를 얼마나 올릴 수 있나

갱신할 때 임대인이 차임과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기에는 상한이 있는데, 모든 계약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구분 증액 상한
환산보증금 이하인 임대차 증액 청구 상한(5%)이 적용된다
환산보증금을 초과하는 임대차 상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는 받는다

환산보증금 = 보증금 + (월차임 × 100)으로 계산한다. 기준 금액은 지역마다 다르고 개정된다.

보증금 5,000만 원에 월세 300만 원이라면 환산보증금은 5,000만 + 3억 = 3억 5,000만 원이다. 이 금액이 그 지역 기준을 넘는지에 따라 5% 상한을 주장할 수 있는지가 갈린다.

기준을 넘는 계약이라도 갱신요구권 자체는 살아 있다. 다만 차임은 시세를 반영해 조정될 수 있어, 실제로는 협상의 문제가 된다.

계약할 때 미리 확인할 것

  • 등기부등본 — 근저당이 얼마나 잡혀 있는지. 경매로 넘어가면 보증금을 잃을 수 있다
  • 확정일자 — 세무서에서 임대차계약서에 받아둔다. 우선변제의 근거가 된다
  • 사업자등록 — 대항력의 요건이다. 등록과 건물 인도가 있어야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생긴다
  • 철거·재건축 계획 —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적혀 있으면 나중에 갱신 거절 사유가 된다
  • 계약 기간 — 짧게 여러 번보다 길게 한 번이 안정적이다

세 번째가 특히 중요하다.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가 없으면 건물이 넘어갔을 때 새 소유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개업하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자주 묻는 질문

10년이 지나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갱신요구권은 없어진다. 다만 임대인이 계속 임대할 뜻이 있으면 새로 계약할 수 있다. 또 10년이 지나도 권리금 회수 기회 보호는 별도로 적용된다는 판단이 있으므로, 나가더라도 권리금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건물주가 바뀌었는데 갱신을 거부합니다.

대항력을 갖췄다면 새 소유자도 임대인의 지위를 그대로 이어받는다. 사업자등록과 건물 인도가 되어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재건축한다고 하면 무조건 나가야 하나요?

아니다. 계약 당시에 철거·재건축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렸어야 한다. 계약할 때 아무 말이 없다가 나중에 재건축을 이유로 드는 것은 거절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다.

갱신을 요구했는데 답이 없으면요?

임차인의 갱신요구는 도달하면 효력이 생긴다.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다만 다툼에 대비해 도달 증거를 남겨야 한다.

중간에 가게를 넘기려면요?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새 임차인에게 넘기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권리금 문제가 함께 생긴다. 절차는 권리금 회수 방법과 보호 기간에 정리해두었다.

정리

  • 임차인은 최초 기간 포함 10년까지 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 요구는 종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증거가 남는 방법으로
  • 차임을 누적 3기분 연체한 사실이 있으면 권리가 없어진다
  • 증액 5% 상한은 환산보증금 이하인 계약에만 적용된다
  • 환산보증금을 넘어도 갱신요구권과 권리금 보호는 받는다
  • 개업하면 사업자등록과 확정일자부터 챙긴다
  • 묵시적 갱신에 기대지 말고 명시적으로 요구해둔다

임대차는 장사의 바탕이다. 자리를 잃으면 그동안 쌓은 단골도 함께 잃는다. 계약서와 날짜를 챙기는 일은 매출을 올리는 일만큼 중요하다.

※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으로 작성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의 환산보증금 기준과 세부 요건은 개정될 수 있고 사안마다 판단이 다르므로, 실제 분쟁에서는 법률 상담을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