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값은 계속 오르는데 가격표는 3년째 그대로인 가게가 많다. 손님이 떨어질까 봐서다. 그런데 못 올리고 버티다 문을 닫는 경우가, 올려서 손님이 줄어 문을 닫는 경우보다 훨씬 많다. 이 글은 얼마를 올려야 하는지, 어떻게 올려야 손님이 안 떠나는지를 숫자로 정리한 것이다.
먼저 결론부터 적는다. 첫째, 원가가 10% 올랐다고 가격을 10% 올릴 필요는 없다.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만큼만 올리면 된다. 둘째, 가격을 10% 올리면 손님이 14% 줄어도 이익은 그대로다. 셋째, 손님은 오른 값에 화내지 않는다. 말 없이 오른 것에 화낸다.
못 올리면 무엇이 벌어지나
가격을 그대로 두면 손해가 조용히 쌓인다. 눈에 안 보여서 더 위험하다.
| 시점 | 판매가 | 원가 | 개당 남는 돈 |
|---|---|---|---|
| 3년 전 | 10,000원 | 4,000원 | 6,000원 |
| 지금(원가 25% 상승) | 10,000원 | 5,000원 | 5,000원 |
판매량이 똑같아도 남는 돈이 17% 줄었다. 여기에 임대료와 인건비까지 올랐으면 실제로는 더 나쁘다.
이 상태에서 사장님이 하는 일은 대개 둘이다. 양을 줄이거나, 싼 재료로 바꾸거나. 둘 다 손님이 먼저 알아챈다. 가격을 안 올린 대가를 품질로 치르는 셈이다. 그러면 값은 그대로인데 손님이 떨어진다. 가장 나쁜 결과다.
얼마를 올려야 하나
여기서 대부분 잘못 계산한다. 원가가 25% 올랐으니 가격도 25%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원가 비중만큼만 올리면 된다
원가는 판매가의 일부일 뿐이다. 위 예에서 원가가 4,000원에서 5,000원으로 1,000원 올랐다면, 판매가를 1,000원만 올리면 원래대로 돌아온다. 10,000원 기준으로 10% 인상이다. 25%가 아니다.
| 원가율 | 원가가 25% 올랐을 때 | 필요한 가격 인상률 |
|---|---|---|
| 30% | 3,000 → 3,750원 | 7.5% |
| 40% | 4,000 → 5,000원 | 10% |
| 50% | 5,000 → 6,250원 | 12.5% |
원가율이 낮은 가게일수록 적게 올려도 된다. 자기 가게 원가율을 모르면 이 계산이 안 선다. 구하는 방법은 손익분기점 계산법에 정리해두었다.
배달 비중이 크면 따로 계산한다
배달은 중개수수료와 포장재가 더 붙어 변동비율이 훨씬 높다. 홀이 40%일 때 배달이 55~60%인 경우가 흔하다. 같은 인상률을 적용하면 배달 쪽은 여전히 모자란다. 구조는 배달앱 수수료 구조에 정리했다.
손님이 얼마나 빠져도 괜찮나
가격을 못 올리는 진짜 이유는 이것이 계산되지 않아서다. "올리면 손님이 떨어진다"는 말은 맞다. 문제는 얼마나 떨어져도 되는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판매가 10,000원, 원가 4,000원인 가게를 놓고 계산해본다. 원가는 그대로 두고 값만 올린 경우다.
| 인상률 | 새 판매가 | 개당 남는 돈 | 손님이 이만큼 줄어도 본전 |
|---|---|---|---|
| 5% | 10,500원 | 6,500원 | 7.7% |
| 10% | 11,000원 | 7,000원 | 14.3% |
| 15% | 11,500원 | 7,500원 | 20.0% |
| 20% | 12,000원 | 8,000원 | 25.0% |
10%를 올리면 손님 일곱 명 중 한 명이 안 와도 이익은 그대로다. 실제로 10% 인상에 손님이 14% 빠지는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몇 퍼센트 안에서 끝난다.
이 표를 만들어보면 판단이 달라진다. 막연한 두려움이 감당 가능한 범위로 바뀌기 때문이다.
어떻게 올려야 하나
폭보다 방식이다. 순서가 있다.
1. 한 번에 10% 안쪽으로
그 이상 필요하면 나눠서 두 번에 올린다. 한 번에 크게 올리면 손님이 인상 자체를 사건으로 기억한다.
2. 최소 2주 전에 알린다
가장 중요한 단계다. 아무 말 없이 올리면 손님은 속았다고 느낀다. 미리 알리면 같은 금액이라도 반응이 완전히 다르다.
알리는 곳은 세 군데면 충분하다.
- 계산대 옆 안내문 한 장
- 가게 소개 페이지
- 단골에게는 따로 한마디
3. 무엇이 안 바뀌는지 함께 말한다
손님이 값 인상에서 가장 불안해하는 것은 다음에 양이 줄거나 질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안내문에는 오르는 것보다 안 바뀌는 것을 적어야 한다.
| 흔한 안내문 | 고친 안내문 |
|---|---|
| "재료비 인상으로 부득이하게 가격을 조정합니다" | "9월 15일부터 500원 올립니다. 원두와 양은 그대로 갑니다" |
왼쪽은 어디서나 보는 문장이라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과 같다. 오른쪽은 언제, 얼마, 무엇이 그대로인지가 다 들어 있다.
4. 전 품목을 한꺼번에 올리지 않는다
원가가 많이 오른 것부터 올린다. 전 품목을 같은 비율로 올리면 손님이 "다 올랐다"고 느낀다. 몇 개만 올리면 체감이 훨씬 작다.
이때 대표 상품은 마지막에 손대는 편이 낫다. 손님이 값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 대개 그 하나다.
5. 올리는 날에 하나를 더한다
같은 날 작은 것을 하나 늘린다. 사이드 하나, 잔 크기, 포장 상태 같은 것이다. 원가가 거의 안 드는 것이면 된다. 값이 오른 날 뭔가 좋아진 기억이 함께 남는다.
올리지 않고 남기는 길도 있다
당장 올리기 어려우면 다른 길이 있다. 다만 이것도 계산은 필요하다.
- 구성을 바꾼다 — 같은 값에 조합을 다시 짠다. 원가율이 낮은 것을 앞에 놓는다
- 세트를 만든다 — 따로 사는 것보다 조금 싸게. 객단가가 오르고 손님은 이득이라 느낀다
- 추가를 만든다 — 500원, 1,000원짜리 추가 항목. 원가가 작고 마진이 크다
- 할인을 없앤다 — 값을 올리지 않아도 실질 단가가 오른다. 오래된 할인부터 정리한다
네 번째가 의외로 크다. 몇 해 전에 만든 할인이 이유 없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할인은 남는 돈을 직접 깎는다. 공헌이익률이 60%인 가게가 30% 할인을 하면 남는 이익이 절반으로 준다.
단골에게는 할인 대신 다음에 쓸 쿠폰을 주는 편이 낫다. 방법은 단골 관리와 재방문 만들기에 정리했다.
올린 뒤에 무엇을 보나
올려놓고 불안해하지 말고 숫자를 본다. 볼 것은 셋이다.
| 언제 | 볼 것 | 판단 |
|---|---|---|
| 2주 뒤 | 손님 수 | 위 표의 감내 범위 안이면 성공이다 |
| 1개월 뒤 | 객단가 | 올랐으면 인상이 자리 잡은 것이다 |
| 1개월 뒤 | 총 공헌이익 | 이것이 늘었으면 손님이 조금 줄어도 잘한 것이다 |
세 번째가 진짜 판단 기준이다. 매출이나 손님 수가 아니라 남은 돈으로 본다. 손님이 5% 줄고 이익이 8% 늘었으면 성공한 인상이다.
2주 만에 판단하지 않는다. 처음 며칠은 원래 오던 주기가 겹쳐 흔들린다.
자주 묻는 질문
동네 다른 가게보다 비싸지면 어떻게 하나요?
값만 비교되는 상태라면 그것이 진짜 문제다. 같은 것을 파는데 값만 다르면 손님은 싼 쪽으로 간다. 왜 그 값인지 설명할 한 줄이 있으면 비싸도 팔린다. 만드는 방법은 차별화요소 완전 정리에 정리해두었다.
단골이 서운해하면 어떻게 하나요?
미리 알린 손님은 서운해하지 않는다. 서운한 것은 오른 값이 아니라 통보다. 단골에게는 안내문보다 말로 먼저 알리는 편이 낫다.
얼마 만에 한 번씩 올리는 게 맞나요?
정해진 주기는 없다. 다만 1년에 한 번은 점검하는 편이 낫다. 몇 년을 미루면 한 번에 크게 올려야 하고, 그때 손님이 놀란다.
메뉴판을 다시 만들어야 하나요?
스티커로 덧붙이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손님 눈에 바로 보이고 인상이 좋지 않다. 어차피 바꿀 것이면 이 기회에 배치도 함께 손보는 편이 낫다.
올렸는데 손님이 많이 줄었으면 되돌려야 하나요?
바로 되돌리면 값에 대한 신뢰가 깨진다. 먼저 총 공헌이익을 확인한다. 이익이 유지되고 있으면 그대로 둔다. 정말 이익까지 줄었다면 값을 내리는 대신 구성이나 혜택을 조정하는 쪽이 낫다.
부가세가 오르면 그만큼 올려도 되나요?
세율 변동은 원가 상승과 성격이 다르지만 계산은 같다. 판매가에서 실제로 내 몫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보고 그 금액만큼 올린다. 부가세 구조는 부가세 신고 날짜와 준비물에 정리했다.
정리
- 원가가 25% 올라도 가격은 원가 비중만큼만 올리면 된다. 원가율 40%면 10%다
- 10% 올리면 손님이 14% 줄어도 이익은 그대로다. 이 표를 먼저 만든다
- 한 번에 10% 안쪽, 필요하면 나눠서 두 번
- 최소 2주 전에 알린다. 손님은 오른 값이 아니라 말 없이 오른 것에 화낸다
- 안내문에는 언제·얼마·무엇이 안 바뀌는지를 적는다
- 전 품목을 한꺼번에 올리지 않는다. 대표 상품은 마지막에 손댄다
- 올리기 어려우면 구성·세트·추가·오래된 할인 정리로 실질 단가를 올린다
- 판단은 매출이 아니라 총 공헌이익으로 한다
가격은 한 번 정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관리하는 항목이다. 못 올리고 버티는 것은 참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미루는 것이다. 미룬 손해는 사라지지 않고 품질이나 사장님의 시간으로 청구된다.
※ 이 글은 2026년 9월 기준으로 작성했다. 본문의 금액과 비율은 계산 방법을 보이기 위한 가정이다. 실제 인상 폭은 본인의 원가율과 손익분기점을 넣어 다시 계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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